[미술여행신문] 모노톤의 미학과 축적의 시간, 그리고 상상과 현실의 허물어진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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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88회 작성일 23-03-2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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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윤경옥 기자] 헤드비갤러리가 3월 2일(목)부터 5일(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2023 BAMA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 독일 작가 Stefan Bircheneder와 김병구 작가, 영재 작가, 안토니오(이혁)작가 등 총 4명의 작가와 함께 참가한다.

2023 BAMA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올해 처음 열리는 아트페어다. <미술여행>은 BAMA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독일 작가 Stefan Bircheneder와 김병구, 영재, 안토니오(이혁)작가의 작품들을 전시에 앞서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 BAMA 아트페어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독일 작가 'Stefan Bircheneder'...주제: 상상과 현실의 허물어진 경계

헤드비갤러리가 전속 작가 'Stefan Bircheneder'의 작품들을 3월 2일(목)부터 3월5일(일)까지 4일간 개최되는 2023 BAMA 아트페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Stefan Bircheneder 작가는 독일 출생으로, FOS 디자인 대학 졸업 후, 교회 화가와 복원가로 활동했으며, 2011년부터 프리랜서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독일의 레겐스부르크와 필스호펜 지역을 베이스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특히 산업 폐허나 버려진 작업장, 관제실, 탈의실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마치 사진을 보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지만, 뛰어난 기술로 유화나 아크릴화로 그려낸 작품이다.

버려진 산업 현장이나 공간을 기반으로 회화적 요소의 조합과 함께 트롱프뢰유(trompe-l' oeil, 언뜻 보기에 현실로 착각하게 하는) 효과가 극대화된 사실적인 그림으로 나타낸다. 현실의 모습과 상상의 혼란스러운 경계가 허물어지며 관람객은 완벽하게 구현해낸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공간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평면 회화 작품도 있으나, 유화나 아크릴로 그려낸 사물함과 탈의실은조형의 특성이 함께 연출되며, 회화와 조형 작품의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도록 한다. 목재나 캔버스의 일부를 사용하여 조형 작품으로서 사물함을 그려내고-구축한다. 사물만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오래된 듯 낡고 녹슨 효과에서 더 나아가 실제의 모습처럼 구성한다.

작가는 목재와 캔버스를 조합하고, 경첩을 달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작품을 구성한다. 탈의실과 사물함의 특정한 면은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지만, 경우에 따라 뒷면은 캔버스를 그대로 두기도 한다. 이는 관람객이 더욱 현실과 상상의 모호한 지점에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작가는 현재의 산업 유산과 잔해를 초점으로, 버려진 작업장, 탈의실, 관물함 등 낡은 물체를 사실적인 이미지로 그려낸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가의 이러한 의도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함이 아닌, 작가의 이야기를 담기 위함이다.

작가는 관람객의 감각을 속이고, 지각을 속이고, 기술을 말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산업 물건을 작업 세계에 담아내고자 한다. 한편 이번 2023 BAMA 아트페어에서 Stefan Bircheneder 작가의 작품은 총 11점으로 구성됐다.

◆ 축적의 시간, 김병구...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순환 원리

김병구 작가는 홍익대 서양화과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작가는 지층처럼 쌓아 올린 물감으로 축적의 시간을 쌓는 작업을 이어간다.

캔버스 위 질료를 그물망처럼 쌓아 점이 찍히고, 선이 연결되고, 면이 펼쳐지는 수행의 시간을 만든다. 작가는 끝없이 반복되는 노동의 과정과 회화의 순수 조형을 구현하려는 의지를 담는다.

김병구 작가는 "노인의 얼굴에 깊게 새겨진 주름과 거칠어진 손은 오랜 세월을 살아온 시간의 훈장이다. 하늘을 향해 거칠 것 없이 펼쳐 올라간 고목 그 표피에는 겹겹이 쌓인 갑옷이 세월을 품고 있다. 이러한 흔적들에서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순환 원리와 같은 표상들과 마주하게 된다." 고 밝힌 바 있다. 

작가는 가공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작업을 하는데, 작품에 담아낸 점, 선, 면은 자연의 표상을 드러낸다. 작가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흔적으로,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속에서 점과 선과 면을 창출한다. 작가는 점, 선, 면의 기원에 대해서 밝힌 바 있다.

점은 오랜 세월의 풍화작용이 만들어낸 거대한 바위의 '점'과 '갯벌'의 표면에 분화구처럼 생긴 아주 작은 공기구멍은 자연 순환의 점이라고 말한다. '선'은 흐르면서 끊어질 듯 이어지는 물줄기의 선, 강가의 커다란 수양버들이 허공을 노니는 '선'이라고 전한다. 결국 점과 선이 중첩되어 면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작업은 자연 속에서 점, 선, 면이 창출되고, 망망대해를 돛단배로 노 저어가듯 끝없이 반복하는 행위로 이루어진다. 여기에는 상생과 소멸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있다.

작가의 특징인 여러 색이 따듯하게 어우러지는 작품은 다른 시간이 쌓이는 흐름을 통해 두껍게 쌓인 질감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평면 회화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작가의 작품은 볼륨이 강해 빛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빛에 의해 달라지는 음영의 차이로 작품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이는 보는 관람객에게 더욱 감동과 치유를 선사한다.

◆ 다름을 포용하는 안토니오... ‘조우’는 관계 형성의 시작

안토니오 작가의 작품과 삶을 관통하는 주요한 특징은 다름과 차이이다.

한국 작가로서, 한국전쟁 휴전이라는 팽팽한 긴장감. 남, 북으로 나뉘어지며 사회, 문화, 환경과 이념의 지속적인 충돌. 작가의 고향과 부모님의 고향에서, 한국의 동, 서쪽을 교차하는 상이함. 2010년, 본격적인 미술 공부를 시작하며 이탈리아의 밀라노 국립미술 대학교 브레라에서 만난 생소한 서양 문화와 2016년 이후 북미 대륙에서 미술 학업을 이어 나가고 있는 지금까지 작가의 환경은 끊임없는 ‘다름’과의 만남이다.

타 문화의 다양한 만남으로 작가의 삶에는 연속적인 변화, 흡수와 적응의 단계가 필연적으로 존재했다. 타 문화로의 융화의 과정에서 작가의 예술적 서사는 정립되었고, 캐나다에 거주하는 현재까지 성립의 연속 과정에 있다.

작가의 ‘조우’는 관계 형성의 시작이다. 작가의 삶에서 느낀 차이처럼, ‘타인과의 만남에서 필연적인 다름을 어떻게 만날 것인가’를 숙제로 삼는다. 작가의 작품에서는 다른 무언가와 만나는 과정을 담기 위한 즉흥적인 서로 다른 선과 선이 만나며, 선의 만남으로 드러나는 조형성은 하나로 회귀한다.

아무것도 아니면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양가적인 형태는 환원적으로 그려진다. 마침내, 작가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조형성은 무에서부터 무한대의 영역까지 자유로운 연상을 가능케 한다. 작품 속 채워지는 공간과 빈공간의 적절하게 조절된 균형은, 다름을 인지하고 포용하기 위해서 절제된 자아로 그 무엇과 마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모노톤의 미학, 영재...소박하고 따듯한 이야기가 있는 드라마

영재 작가는 단국대학교 동양화과,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작가는 흑연과 먹으로 나타낸 흑(黑)의 공간에서, 담담하고 따듯한 감동을 표현한다. 작가가 표현하는 담담한 숲의 모습과 그가 사용하는 재료는 닮아있다.

작가의 주재료인 흑연은 암석이며, 먹과 한지는 나무를 가공해 만든 것으로, 암석과 나무는 다시 숲이 된다. 재료와 작품의 모티프는 서로 교차하며 서로 회귀한다. 나무를 깎아내듯 흑연으로 한지를 수없이 긁어 나타내는 깊은 어둠의 공간은 흑연과 먹이 한지 위에서 펼쳐진 놀이의 현장이며, 그 결과로 나타난 보드라운 질감은 모노톤의 공간을 희망의 공간으로 전환한다.

작가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공간의 개념을 연결하여, 동시간의 화면에 담아 서로의 교감을 표현하려 한다. 동시적인 공간에서 과거의 대상을 현재로 불러오기도 하며, 현재의 생성이 미래가 되듯이 과거, 현재, 미래를 지속적으로 연결한다.

작가의 이야기는 그리운 대상을 조우하고 동행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작가에게 깊은 존재이던 친할머니에 대한 ‘연민’을 핵심으로, 이를 고래와 고양이와 함께 풀어낸다. 연민으로 재회한 고래와 고양이의 조우, 다양한 장소, 경험을 조합해 그들이 못다 한 인연을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로 풀어낸다.

수평적인 공간에서 여러 시점이 만나 전개되는 개인적인 심상이지만, 작가는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소박하고 따듯한 이야기가 되길 소망한다. 동화적인 상상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

한편 이번 2023 BAMA 아트페어는 다음달 3월 2일부터 4일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1, 2홀에서 열린다. 헤드비갤러리의 F12 부스에서 Stefan Bircheneder, 김병구, 안토니오, 영재 작가의 작품(56점)을 만나볼 수 있다. 3월 2일은 VIP, Press Day이며, 일반 오픈은 3월 3일부터 5일까지다. 


윤경옥 기자



미술여행신문, 윤경옥 기자, 202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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