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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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화사한 색채의 양귀비 꽃을 보고 있노라면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져 다가올 무더위가 조금도 두렵지 않다. 여름에 태어난 심주하 작가는 자신이 태어난 시기에 비슷하게 피는 꽃 양귀비에 자연스레 마음이 갔고 그 꽃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여 작업으로 표현한다.

초여름의 양귀비는 흰색과 붉은색, 푸른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으로 피어나고 그 색에 따라 꽃말도 다르다. 양귀비 꽃은 누군가에게 위안, 위로의 감정을 전한다는 점에서 심주하 작가의 내면과 닮았다. 더불어 화면의 빈 공간은 마음의 여유를 느끼게 하며 보는 이에게도 감정과 생각을 허용하는 여지가 된다.

먹물을 여러 겹 입힌 장지 위에 분채 물감으로 완성한 꽃은 섬세한 농담 차이를 두면서 저마다의 존재를 온전히 드러낸다. 겹겹이 쌓아 올려진 꽃잎은 서로를 비추면서 어우러지고 또 스스로를 영롱하게 내보인다. 투명하게 중첩된 꽃잎이 어두운 심연으로부터 마침내 피어나는 존재의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렇게 채색 분채의 빛이 뿜어져 나오는 듯 화려하고 부드러운 표면은 보는 이들의 감각을 자극한다.

다채로운 색의 강렬함과 유려한 곡선이 화려하게 조화를 이루는 심주하 작가의 양귀비 작업은 언뜻 만개한 꽃들의 향연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가만히 그림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미묘한 감정의 변화들을 느낄 수 있다. 꽃의 형태는 규칙적인 패턴을 이루는 듯하지만 이는 단지 단조로운 질서를 위함이 아니다. 그 안에 꽃핌과 소멸, 빛과 어둠, 고난과 성장이 순환하는 공존을 발견할 수 있다.

영국의 사진작가 닉 베세이의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당연시 여기는 것들, 지극히 평범한 일상적 사물은 모두 각자의 아름다움을 숨기고 있다.’라는 말처럼 시기가 되어 활짝 피었다 조용히 사라지는 양귀비 꽃은 그 다채로운 색과 화사함으로 여름이라는 계절을 선명하게 담는다. 심주하 작가가 그려내는 선명한 감정의 꽃 양귀비 작업은 7 6일부터 판교 운중동 헤드비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I am not afraid of the upcoming heat of the summer when looking at the bright-colored poppy flowers on the road where the wind blowing feels cool.”

 

Summer-born painter, Jooha Sim, instinctively became interested in the poppy, a flower that blooms in the summer, and began to project her feelings on the flower and expressed them as works.

In early summer, poppies bloom in various colors such as white, red, blue, and purple, and the flower word varies depending on the color.

Poppy flowers resemble the inner surface of the painter in that they convey consolation and comfort to someone. In addition, the empty space on the canvas makes you feel relaxed and allows the viewer to feel emotions and thoughts

In detail, Jooha Sim wants to convey her inner feelings to modern people through the poppy which has the flower word "comfort." The accidental effects and vivid colors of traditional oriental powdered paint mixed with glue bloom more vividly than the darkness of the background. The artist, who reinterpreted Korean paintings with modern aesthetics through gold and silver powder, conveys beautiful consolation through natural elements.

Moreover, shapes of the flower seem to form a regular pattern; however, they are not just for a monotonous order. In fact, audiences are able to find the coexistence of blossom and extinction, light and darkness, and hardship and growth.

As British photographer, Nick Bessay said, 'Things we take for granted and ordinary everyday object hides their own beauty.' Poppy flowers that disappear quietly clearly capture the summer season with their vivid colors and brightness. The work of poppy, a flower of colorful emotions drawn by Jooha Sim will be available at the hedwig-gallery Gallery in Unjung-dong, Pangyo, from July 6th.



전시 기간 2022.7.6.Wed ~ 8.6.Sat

* 글 : 헤드비갤러리 정조아 실장

* 영문 : 헤드비갤러리 인턴큐레이터 이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