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손대현 옻칠장, ‘Orb, 원(圓)’ 전시로 전통의 깊이 현대에 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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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12-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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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전시]손대현 옻칠장, ‘Orb, 원(圓)’ 전시로 전통의 깊이 현대에 새기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25.09.0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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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원형, ‘달항아리’에 담긴 시간의 미학
자개와 옻칠, 빛과 수행의 예술로 승화
BMW, Cartier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 통해 세계가 인정, 한국 공예의 글로벌 확장
오는 11월 30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 H.art LAB서 전시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호 칠장 손대현 장인의 개인전이 지난 1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 H.art LAB에서 열리고 있다.

《Orb, 원(圓)》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손 장인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조형적 탐구를 바탕으로 한국 옻칠공예의 정수와 철학을 담았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 H.art LAB서 열리는 손대현 옻칠장의 ‘Orb, 원(圓)’ 전시장 전경.(사진=수곡공방)

손 장인의 조형 언어는 '속'을 만드는 일에서 출발해, 보이는 것 너머를 향해 웅축되어 왔다. 단순한 기능을 넘어선 수행적 예술로, 칠하고 말리고 갈아내는 과정을 수십 차례 반복하며 옻칠의 깊이와 시간성을 탐구한다.

《Orb, 원(圓)》은 가장 순수한 형태인 ‘원’을 중심으로 작가의 예술적 본질을 드러낸다. 달항아리의 곡선과 비워낸 여백, 층층이 쌓인 옻칠의 깊이는 형태 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시간 속에서 정제된 미감과 조형성을 마주하게 한다. 전시작 중에는 오방색 건칠 달항아리, 모자이크 건칠 달항아리 ‘월영(月影)’, 나전 건칠 달항아리 등 다양한 작품이 포함되어 있으며, 삼베와 자개, 옻칠을 활용한 고난도의 기법이 돋보인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 H.art LAB서 열리는 손대현 옻칠장의 ‘Orb, 원(圓)’ 전시장 전경.(사진=수곡공방)

손 장인은 전통을 지키되, 동시대와의 소통을 멈추지 않는다. 재료와 기법은 옛 것을 지키며 작업하되, 완성된 형태는 지금의 감각과 호흡한다. 이는 전통 공예의 뿌리를 유지하면서도 동시대 미감을 반영한다.

특히 「나전 건칠 달항아리」는 손대현 장인의 대표작으로, 삼베 건칠 위에 자개를 끊음질로 붙여 빛의 조형을 구현한 작품이다. 자개의 은은한 빛과 옻칠의 고요한 광택이 어우러져 마치 달빛이 물결 위에 비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우주적 상징성과 수행적 미감을 동시에 담아낸다. 이 작품은 전통 달항아리의 은은한 미감에 현대적 조형성과 감각을 더해, 한국 공예의 정제된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 H.art LAB서 열리는 손대현 옻칠장의 ‘Orb, 원(圓)’ 전시장 전경.(사진=수곡공방)

한편, 손 장인의 작품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 주요 기관은 물론, BMW, Cartier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2011년 BMW 7시리즈 실내 나전칠 작업, 2016년 Cartier 나전칠기함 제작 등은 한국 옻칠공예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23년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다운타운디자인’에도 참가해 한국 공예의 품격을 세계에 알렸다. 이 전시는 중동 최대 규모의 디자인 박람회다. 

또한 수곡공방을 중심으로 후학 양성에도 힘쓰며, 한국 옻칠공예의 맥을 잇는 교육자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번 《Orb, 원(圓)》 전시는 단순한 공예 전시를 넘어, 한국 옻칠공예의 전통과 현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다. 손대현 장인의 작품은 전통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더해, 동서양의 미감을 아우르는 조형 언어를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고요한 깊이와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니며,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표현을 모색하는 공예가로서의 태도를 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 H.art LAB서 열리는 손대현 옻칠장의 ‘Orb, 원(圓)’ 전시장 전경.(사진=수곡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