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헤드비갤러리, 박종화 '이렇게라면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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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모를 쓴 남자는 렘브란트를 닮았다. 후손일지도 모른다. 억지주장이라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미술작품은 상상을 동반하는 법이니까. 그런데 의외의 지점에서 ‘화가 모자를 쓴 사람이 진짜 화가일 수 있다’는 단서를 발견한다. 화면 속 상황이 말이다. 자전거에 올라탄 채 멈춰선 남자의 주변에서 특별한 게 보이는 거다. 일단 자전거 뒤에 실은 가방, 그 문양은 앤디 워홀의 주요 연작 ‘플라워’에서 따왔다. 여기까진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런데 비스듬히 뒤쪽으로 같이 선 차 속 남자가 말이다. 물끄러미 가방을 내다보는 그는, 바로 앤디 워홀이 아닌가. 작가 박종화(43)가 농담처럼 이어가는 작품에선 뭐든 가능하단 얘기다. 작가는 시공간을 콜라주한다. 미술·문학·영화 등 과거에 생성된 서사 혹은 이미지를 현재의 작가 현실과 연결하고 미래 어느 순간에 작품을 보게 될 누군가까지 불러들이는 거다. 그것도 치밀한 붓질로 ‘별일 아니’란 듯 말이다. 작가의 작업에선 ‘조합과 혼재’가 방식이자 답이다. 명화도 섞이고 스토리도 섞인다. 덕분에 ‘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이 됐다. 작품명 ‘이렇게라면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겠어’(2022)는 베레모 남자의 손끝에서 나왔다. 옆에 선 탑차의 손잡이를 잡고 ‘어디까지라도’ 갈 참이다. 9월 9일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146번길 헤드비갤러리서 강수정과 여는 2인전 ‘부단한 순간’(Constant Moment)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80×80㎝. 헤드비갤러리 제공.
오현주 기자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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